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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에서 만나는 공공재와 외부효과란?

by 쏙쏙언니 2025. 4. 19.

공공재란 무엇인가?

 

공공재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하지만, 막상 설명하자면 막연해지는 개념 중 하나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공공재(public goods)란 ‘누구나 사용할 수 있고, 한 사람이 쓴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못 쓰게 되지 않는 재화나 서비스’를 뜻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가로등, 공원, 소방 서비스, 국방 등이 있다. 이런 것들은 특정 개인에게만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이용한다.

 

공공재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비배제성이다. 누가 사용하든 제한을 둘 수 없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공원을 걷는다고 해서 입장료를 따로 받지 않고,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둘째, 비경합성이다. 한 사람이 이용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양이 줄어들지 않는다. 내가 가로등 불빛 아래 걷는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그 빛을 못 받는 건 아니니까.

 

이러한 특징 때문에 공공재는 시장의 일반적인 작동 원리로는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기업 입장에서는 수익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공공재는 정부가 세금을 걷어 공급한다. 가로등을 켜고, 도로를 유지하고, 국방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개인이 부담하기보다는, 모두가 조금씩 부담해서 함께 혜택을 보는 방식이다.

 

공공재는 단지 편의 시설 그 이상이다. 시민의 안전, 복지, 삶의 질을 유지하는 기본 장치다.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이 공공재들이 잘 작동하고 있다는 건 한 사회가 잘 돌아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외부효과란 무엇인가?

 

외부효과(externality)는 어떤 사람의 행동이 제3자에게 의도치 않게 영향을 주는 경제 현상을 말한다. 쉽게 말해, 어떤 거래나 소비, 생산이 다른 사람에게 좋거나 나쁜 영향을 미치는데, 그 영향에 대한 보상이나 비용이 반영되지 않는 경우다. 외부효과는 긍정적인 것도 있고, 부정적인 것도 있다.

 

예를 들어, 한 공장에서 공장을 가동하면서 매연을 뿜어내면 근처 주민들이 숨쉬기 힘들어지는 피해를 입게 된다. 이는 부정적 외부효과다. 공장과 제품 구매자 간의 거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제3자인 주민들은 피해를 보는 셈이다. 반대로 한 사람이 자기 돈으로 집 앞에 꽃을 심고 잘 가꾸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기분 좋게 그 경치를 즐길 수 있다. 이건 긍정적 외부효과다.

 

외부효과는 왜 문제가 될까? 시장에서 개인이나 기업은 자기 이익만을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외부에 끼치는 영향은 고려하지 않는다. 그래서 부정적 외부효과는 사회에 손해를 끼치고, 긍정적 외부효과는 사회적으로 이익이 있음에도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다. 이런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규제나 보조금, 세금 등의 개입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공해를 줄이기 위해 환경세를 부과하거나, 전기차 구매 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모두 외부효과를 고려한 정책이다. 개인의 행동이 사회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감안해, 사회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공공재와 외부효과의 관계

 

공공재와 외부효과는 서로 깊게 연결되어 있다. 특히 긍정적 외부효과가 있는 재화는 공공재처럼 다루어질 필요가 있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교육은 대표적인 예다. 학생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교육은 개인의 성장과 소득 증가에 도움이 되지만, 동시에 사회 전체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 교육 수준이 높아질수록 범죄율이 줄고, 생산성이 올라가며, 시민의식도 높아진다.

 

하지만 이런 긍정적 외부효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이 시장에만 맡겨지면 저소득층은 양질의 교육을 받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정부는 공교육 제도를 통해 최소한의 교육을 공공재처럼 보장하고, 장학금이나 무상급식, 무상교육 등 다양한 보조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처럼 외부효과가 크고, 그 이익이 개인보다 사회 전체에 더 크게 돌아가는 재화나 서비스는 공공재의 성격을 가지게 되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이유가 된다. 반대로, 부정적 외부효과를 줄이기 위한 정부의 개입도 필수적이다. 흡연이나 음주처럼 사회에 비용을 전가하는 행위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거나, 제한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공공재와 외부효과를 함께 이해하면, 왜 정부가 특정 정책을 펼치고, 왜 모두가 조금씩 세금을 내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 경제는 나 혼자만 잘 산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시스템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개념이다.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공공재와 외부효과는 생각보다 많다. 아침 출근길의 도로, 공공자전거, 지하철, 도서관, 거리의 가로등과 CCTV까지 모두 공공재다. 이런 것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불편함은 물론이고, 도시 전체의 효율성이 떨어지게 된다. 이처럼 눈에 잘 띄지 않지만 항상 곁에 있는 공공재들이야말로 우리가 매일 무료로 누리는 ‘작은 복지’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외부효과 역시 우리 삶 속에서 계속 일어난다. 무단 주차로 인해 다른 차량이 지나가지 못하는 것, 반려동물 배변을 방치해 길거리가 지저분해지는 것 등은 모두 부정적 외부효과다. 반대로 길거리 공연, 나눔 활동, 자원봉사 등은 긍정적 외부효과를 만들어내는 행동이다. 내가 하는 작은 행동 하나가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줄 수도 있고, 기쁨을 줄 수도 있는 셈이다.

 

이러한 인식을 갖는 것이 바로 경제 시민의 첫걸음이다. ‘내가 누리는 편의가 어디서 오는가’, ‘내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가’를 생각해볼 수 있다면, 우리는 좀 더 성숙한 소비자이자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다.

 

공공재와 외부효과는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현실이다. 이 개념을 알고 나면 세상이 조금 다르게 보인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내가 누리는 혜택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공공재와 외부효과